[세계일보] [공부가 술술] “과학 꿈나무들 모여라” 찾아가는 과학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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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2시 전국 30개 도서관에서 ‘오늘의 과학자’들이 ‘내일의 과학자’를 만난다.
대학 교수와 의사 등 자연·이공계열 전문가들이 과학도의 꿈을 키우는 학생들을 찾아가 강연을 기부하는 행사가 대대적으로 열린다.
‘과학자들의 도서관 강연나눔, 10월의 하늘’(www.nanumlectures.org·포스터)로 이름 붙여진 이번 행사는 전국에서 동시에 열리는 대규모 과학강연 기부로 행사 구상부터 장소 섭외, 진행까지 모두 무료 봉사를 약속한 과학자와 일반 시민의 힘으로 이뤄졌다. 특히 서울 등 대도시뿐 아니라 지방 소도시 곳곳까지 찾을 예정이어서 좀처럼 과학자를 직접 만나기 힘든 지역의 학생들에게 더욱 각별한 시간이 될 전망이다.
강연 기부자로는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를 비롯해 김규태 동아사이언스 편집장, 정효일 연세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 조애경 WE클리닉 대표원장 등 과학, 의학 전문가들이 주축이고 정원영 서울예대 실용음악과 교수, 가수 정지찬씨 등도 힘을 보탰다. 서울 강동구립 강일도서관과 문래 정보도서관, 인천 영종도서관, 경기 남양주 별내도서관, 강원 양구도서관, 충남 부여도서관, 울산 울주도서관 등에서 나노과학, 과학글쓰기, 무선통신, 외계생명체 등에 관한 명강사들의 특별한 강의가 이어진다.
이번 행사의 일등 공신은 정재승 교수다. 2006년부터 아태이론물리센터(APCTP)와 과학창의재단의 지원을 받아 동료 과학자 몇 명과 인구 20만명 이하 작은 도시 시립도서관에서 강연 행사를 진행했다. 평소 과학 강연을 접하기 힘든 지역 청소년들의 반응은 무척 뜨거웠지만 참여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강연을 요청하는 시립도서관을 모두 찾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는 보다 많은 학생에게 도움을 주고자 지난달 4일 자신의 트위터에 ‘과학강연을 듣기 힘든 지역의 청소년들에게 강연기부를 해주실 분을 모집한다’는 글을 올렸다.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시작했지만 호응은 폭발적이었다. 당일 하루 동안 300명이 넘는 지원자와 수많은 기부자가 몰렸고 1주일 후 자원봉사자 30명이 바로 준비모임을 결성했다.
심현보, 윤종신씨 등 유명 작곡가들이 행사 주제곡을 기부했고 행사포스터, 일러스트 등도 모두 전문가들의 기부로 제작됐다. 여러 기업과 개인이 보내온 과학도서도 2000여권에 달한다. 강연 기부자 70명뿐 아니라 당일 행사진행 봉사자까지 총 170여명이 이번 행사에 참가하고 3000여명의 청소년이 강연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최 측 관계자는 “기부자에게는 공익을 위해 헌신하고 자신이 가진 재능을 타인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됨과 동시에, 청소년들에겐 과학과 자연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자 기획됐다”고 설명했다.
‘10월의 하늘’이라는 행사 명칭은 영화 ‘옥토버 스카이’(October Sky)에서 따왔다. 탄광촌에 살던 소년이 우연한 계기로 로켓에 대한 동경을 갖게 되고 주위의 냉대와 시련을 극복하고 마침내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로켓과학자가 되는 꿈을 이룬다는 내용이 영화의 줄거리다.
이번 행사를 통해 청소년들이 과학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과학자의 길을 걷는 사람이 탄생하길 바라는 주최 측의 소망을 담았다.
정 교수는 “소박한 희망을 담아 트위터에 올린 글이 많은 분들의 관심과 열정을 만나서 현실이 됐다”며 “이번에 강연을 들은 학생이 과학에 대한 꿈을 꾸게 된 계기가 이 행사라고 말한다면 더없이 행복하겠다”는 기대를 나타냈다.
또 “우리 모두가 일년 중 단 하루라도 자신의 재능을 기부한다면 우리 사회는 보다 아름다워질 것”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이경희 기자 sorimo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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