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국내 대표 SF작가 10명 `얼터너티브 드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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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SF작가 10명 `얼터너티브 드림` 출간
한국의 아이작 아시모프를 꿈꾼다
"황우석 교수 파동을 보세요. 그걸 봐도 우리 삶에서 이미 과학은 뗄래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과학과 현대사회를 그린 SF소설의 영향력은 점점 커질 거예요. SF소설을 영화로 만드는 사례도 엄청나게 많지 않아요? 그런데도 우리 SF 작가들이 설 땅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워요."
`비명을 찾아서`라는 문학사에 기록될 독특한 미래소설을 썼던 복거일 씨의 말이다. 사실 한국에서 과학소설을 쓰는 작가는 드물다.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에서 SF작가는 본격문학 작가와 같은 무게감을 지닌다. 필립 K 딕, 아이작 아시모프, 아서 클라크 등은 문학사에 남은 SF작가들이다.
최근 몇 안 되는 한국 SF작가들이 책 한 권을 함께 묶었다.
복거일 이영도 등 한국 SF소설을 지키는 파수꾼들이 출판사 황금가지를 통해 `얼터너티브 드림`을 내놓은 것. 한국 SF소설의 현주소를 돌아보고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시도다.
문학평론가 박상준은 이 책을 "수록된 작품들은 과학과 상상력을 결합시키는 SF장르의 기본 특성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한국적인 문제 의식이 드러나는 등 토착적 성격이 짙다"고 평가했다.
`얼터너티브 드림`은 SF소설을 꾸준히 발굴ㆍ소개해온 웹저널 `크로스로드`가 기획한 최초의 `한국 SF 선집(選集)`이기도 하다.
복거일ㆍ이영도ㆍ듀나ㆍ김덕성ㆍ김보영 등 국내 SF 대표작가 10인이 참여했다.
경기도 부천이라는 현실 공간을 배경으로 외계인 숙주와 지구를 지키려는 사람들의 대결을 코믹하게 그린 듀나의 `대리전`, 침팬지의 지놈을 해독해 유전자 연구의 전기를 마련하지만 스스로는 독신으로 늙으며 대가 끊길 처지에 놓인 초로의 연구원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복거일의 `꿈꾸는 지놈의 노래` 등 서로 다른 색깔의 SF소설을 한 권의 책에 담았다. 기성 작가부터 신진 작가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모여 있어 지난 20년간 한국 SF의 흐름도 동시에 엿볼 수 있다.
`지킴이`들이 발벗고 나설 정도로 최근 국내 SF소설계는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그나마 기지개를 켜고 있다지만 국내 SF소설은 여전히 `출판계의 주변인` 신세. 작년 초 한 인터넷 서점의 SF소설 판매분 중 국내 작품이 6%에 불과하다는 충격적인 결과도 나왔다.
물론 복거일ㆍ이영도ㆍ듀나 등 스타 작가도 탄생했지만 아직 소수 마니아 문화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한국 SF소설가들도 십수년 전부터 복거일ㆍ듀나ㆍ이영도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 사이 수십 명의 신예 작가가 나왔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처녀작만을 남긴 채 사라졌다.
`비명을 찾아서`로 한국 SF소설의 새 지평을 열었던 복거일 씨는 "SF소설은 과학과 문학을 동시에 알아야 하기 때문에 힘들다"며 "젊은 작가들이나 기존 문단 작가도 SF소설을 쓰기 시작했지만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반면 해외 SF소설의 영향력은 점점 커지는 추세. 첨단과학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SF가 다시 과학의 발전을 자극하는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
아이작 아시모프가 `아이 로봇`에서 밝힌 `로봇은 인간에게 위해를 가할 수 없다` 등 로봇공학의 3원칙은 이제 로봇공학을 전공으로 하는 대학생들의 교과서에 수록될 정도다.
`이름을 들어서 알 만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중에 SF소설에서 출발한 영화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요즘 세계 영화 박스오피스를 휩쓸고 있는 `나는 전설이다`(윌 스미스 주연)가 원래 SF소설의 대가 리처드 매드슨의 소설이다.
또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필립 K 딕의 동명 작품을, `인베이전`은 잭 피니의 `신체 강탈`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허연 기자 /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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