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태이론물리센터 피터 풀데 신임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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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독일 과학계 손잡고 세계적 연구 성과 내자"
“한국에 있는 연구기관에 독일이 투자하겠다. 연 25만~30만유로(15억5,000만~17억5,000만원)를 5년간 지원하겠다. 한국도 같은 금액을 내놓아라. 이를 시드머니 삼아 뛰어난 과학자를 키우고 세계적 연구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포항에 있는 아ㆍ태이론물리센터의 피터 풀데(70) 신임 소장은 10일 과학기술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한국 정부가 연구비와 월급을 넉넉히 주겠다며 모셔온 것이 아니라, 독일에서 아ㆍ태이론물리센터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먼저 돈을 내놓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날 풀데 소장을 면담한 김우식 과학기술부총리는 극히 이례적인 제안에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풀데 소장은 75개 연구소를 거느린 독일 막스플랑크재단의 자연과학ㆍ공학위원장이자 산하 복잡계물리연구소 소장으로 독일 연구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물리학자다. 그는 “한국의 급속한 경제성장과 과학 발전은 독일에서 커다란 관심사”라며 “막스플랑크재단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세계 네트워크를 형성하려는 것”이라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재단은 지난해 중국과 바이오분야에서 이 같은 공동연구를 시작했다.
한ㆍ독 매칭펀드로 조성될 연구비는 주니어 연구그룹 구성에 쓰일 예정이다. 4~5명 신진 과학자들에게 원하는 주제와 연구자를 마음대로 구성하도록 지원한다. 성과가 좋으면 중견과학자그룹으로 발전시키고, 이러한 그룹들이 모여 연구소를 형성하는 것이 독일의 과학발전 과정이다.
폴란드에서 태어나 동독지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풀데 소장은 통독 후 옛 동독지역에 달랑 컨테이너 하나 세워 막스플랑크 복잡계연구소를 창설하기도 했다. 연구 뿐 아니라 문화적 화합에 대한 신념이 있는 인물이다.
그는 독일에 유학중인 한국 과학자의 이름을 일일이 꼽으며 “한국 과학자들은 처음 너무 예의바르고 유연하지 않은데, 적응하면 정말 일을 열심히 하고 성공한다”고 평가했다.
아ㆍ태이론물리센터는 12개국이 회원국으로 참여한 국제 연구기관이다. 임기 3년의 풀데 소장은 7월부터 4개월 중 한 달을 한국에 머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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