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매일신문] [기고-김승환] 세계를 무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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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을 향해 포효하는 호랑이의 용맹한 기상이 엿든 곳 - 포항에도 경인년(庚寅年)의 해가 힘차게 밝아왔다. 지난 세모에 한국형 원전의 대규모 UAE수출로 우리나라가 기술수입국을 넘어 기술수출국으로 우뚝 서게 되어 더욱 뿌듯한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게 된다.
1959년 우리나라의 미래가 원자력에 달려 있음을 예견한 이승만 대통령의 주도로 원자력연구소를 설립하고 교육용 원자로를 도입한 것이 우리나라 원전역사의 시작이었다. 그 당시 우수한 인재들은 `과학 기술 입국`의 투철한 사명감으로 앞다투어 이공계로 진출했고, 이 과학기술자들의 땀과 노력을 밑바탕으로 50년 만에 세계 여섯 번째 원전수출국이 되는 `기적`을 일구어내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국운융성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올해는 아이러니컬하게도 국권침탈 100년, 한국전쟁발발 60년을 맞는 해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식민지배의 상처와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나 단기간에 산업화와 수출주도형 경제로 고도압축 성장을 이루어내었다. 자동차, 선박, 첨단 IT 제품으로부터 한국형 원전의 수출에 이르기까지 이제 우리 기술로 무장하고 세계 10대 무역 강국으로 발돋움했다. 특히 경제적 번영과 정치적 민주화의 성공이라는 두 과제를 함께 해결하고, 또한 원조수혜국에서 원조공여국으로 공식 탈바꿈한 것은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일이다.
`일로영일(一勞永逸)`- 신년 화두로 청와대가 선정한 4자성어이다. 중국 북위 시대의 고서에 나오는데, `지금 고생해서 오랫동안 안락을 누린다`는 뜻이다.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세계경제질서는 중국, 인도 등 아시아를 중심으로 급속하게 재편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도전을 맞아 우리나라는 위기극복과 선진국 진입을 위해 금년 최대의 화두로 `글로벌화`를 잡았다. 신년을 맞이한 중국 최고지도부도 “세계는 지금 대발전·대변혁·대조정의 시기를 맞고 있다”는 인식하에 `글로벌 체제 변화`를 외치고 나섰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올해 11월 아시아 신흥국 중 처음으로 G20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G20 의장국으로서 경제위기 극복 및 녹색성장 등 글로벌 아젠더를 선도할 수 있어 글로벌 중심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이를 계기로 과학기술분야에서 탈추격형 선진 R&D체제 구축을 가속화하는 한편, 개발도상국 및 후진국을 중심으로 한 G77과 교육·과학기술을 중심으로 공적원조와 기여를 본격 추진해야 한다. 글로벌화는 우리나라의 국격을 드높이고 미래 국부를 창출하는 핵심동력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글로벌 사회의 책임있는 리더로 자리매김하게 해주는 것이다.
포항은 1968년 포스코 설립 후 `영일만의 기적`을 일구어낸 고장으로 우리나라의 산업화에 이어 글로벌화를 선도해나가고 있다.
포항에는 이미 글로벌 기업 포스코와 세계적 수준의 대학 포스텍과 포항가속기연구소, 아태이론물리센터 등 세계적 첨단연구소들이 포진하고 있다.
또한 새해엔 세계적 기초과학연구소인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센터가 포항에 유치, 설립될 예정이다. 이를 계기로 포항은 글로벌 과학기술단지를 구축하고 세계적 석학과 우수 인력을 유치·교류할 수 있는 첨단과학기술의 허브로 발돋움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포항이 세계를 무대로 독일 드레스덴 등 세계적 첨단과학도시와 어깨를 겨누는 글로벌 명품도시로 발전하려면 `글로벌화`의 질적 도약이 이루어져야 한다. 아직 포항에는 정식 외국인학교도 없는 현실로, 지역의 교육, 문화 및 정주여건을 글로벌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시급하다. 변방에서 세계의 중심으로 나아가 글로벌 무대의 주도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대학, 지역과 국가 모두가 `글로벌화`에 온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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