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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일보] [데스크의 현장] 과학자 유치 안중에 없는 ‘과학벨트’ 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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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APCTP
    comment comment 0건   ViewHit 6,699   DateDate 05-01-0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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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일보 박방주] 25일 저녁 서울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이례적인 성명서가 발표됐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와 전국 자연대학장협의회·한국과학기자협회 등 12개 과학기술단체가 세종시 원안 수정 논란 속에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가 그곳으로 결정될 것처럼 거론되고 있는데 발끈해 내놓은 성명서다. 내용은 정부와 정치권의 입맛에 따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좌지우지하지 말라는 것이다. 과학계는 웬만해서는 이런 성명서를 잘 내지 않는다. 그런데도 여러 단체가 한목소리로 정치권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과학계가 동네 북 신세가 되는 듯한 최근의 과학계 홀대 분위기에 대한 저항 심리가 깔려 있다. 국부 창출에는 최일선에 서 있으면서도 국가나 사회적인 대접은 영 말이 아니고, 연구기관마저 과학계의 목소리보다는 정치권의 당리당략에 좌지우지되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과학 도시든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든 연구소든 과학 발전을 가장 잘 견인할 수 있는 입지에 들어서야 한다. 투자도 거기에 걸맞게 이뤄져야 한다. 과학은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데 가장 훌륭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종시를 자족도시로 만든다며 나오는 안들을 보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포함, 아태이론물리센터, 국제백신연구소 등을 입주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라면 몇 개의 이공계 연구소가 더 세종시로 끌려갈지 모르는 상황이다. 우수한 과학자가 있어야 우수한 연구 성과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부지를 넓게 주고, 연구시설을 최고로 해준다고 훌륭한 연구 성과가 쏟아지지는 않는다. 더구나 물 설고 낯선 곳에 우수한 외국인 과학자들이 오게 하려면 그만한 유인 요소가 필요하다. 인재와 연구시설, 도시 인프라 등 삼박자가 잘 맞아야 과학은 발전한다. 그런 측면에서만 본다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나 연구소의 입지는 국제공항이 가깝고, 인프라도 잘 갖춰지고, 인재가 풍부한 대도시에 인접한 곳이 좋다. 1970년대 말 서울에 있던 연구소와 카이스트가 대덕연구단지로 옮겨갔을 때도 과학자들은 허허벌판에서 고생을 많이 했다. 이 때문에 많은 우수한 과학자들이 정부출연연구기관을 빠져 나갔다. 그 당시 대덕으로 내려가던 과학자들 사이에는 ‘유배’를 가는 듯하다고도 했다. 대덕연구단지 내 연구소들이 30년이 지난 지금도 우수 인재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이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입지 결정이나 잘 있는 연구소들을 이전하려는 정책입안자들에게는 하나의 교훈이 되지 않을까 한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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