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매일신문] 사이언스와 막스플랑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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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지는 라이벌지 `네이처`와 더불어 과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로 영향력있는 국제저널이다. 지난 주 막스플랑크한국연구소의 포항 유치에 대한 기사가 바로 이 `사이언스`지에 실려, 전 세계가 이를 주목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사이언스`지는 1880년 발명왕 에디슨과 벨의 지원을 받아서 창간된 유서깊은 전문과학저널이다.
미국과학진흥협회 (AAAS)의 공식적인 과학저널로서 `사이언스`지는 1백만 명의 독자를 가진 미국 과학을 대표하고 세계를 선도하는 저널로 여겨지고 있다. `사이언스`지는 물리학, 화학, 생물학, 우주과학 등 종합과학을 넓게 다루며, 매년 1천 편 안팎의 과학에 관련된 세계 최고의 논문을 싣고 있다. 얼마 전 `사이언스`지의 선임편집장인 피터 스턴 박사가 필자의 초청으로 포스텍을 방문했다. 그는 `사이언스`지의 엄격한 논문 심사와 편집과정에 대해 설명하며, 투고된 논문 중 단지 10% 미만의 논문만이 마지막 관문을 통과한다고 전했다. 특히 중국과 한국 등 아시아권은 논문게재율이 아직 1%도 미치지 못하며, 그 또한 단 몇 개의 기관에만 몰리는 경향이 크다고 한다. 그는 처음 방문한 포항과 포스텍의 독특하고 우수한 연구 환경과 스피릿을 가진 연구자들과의 만남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탁월한 논문이 한국에서 더 많이 나오려면 “마치 평원에 봉우리들이 함께 높이 솟아 있듯이“ 포스텍 등 국제적인 인지도를 가진 글로벌 연구기관의 클러스터가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드러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피터 스턴 박사는 막스플랑크연구소의 과학자로 오랜 세월을 보냈다. 그는 이번 포항 방문 중 막스플랑크재단과 포스텍의 글로벌 협력 추진 사실을 알고, 큰 흥미를 보였다. 사실 과학은 객관적이지만 `사이언스`지는 일반인에게 미치는 사회적 파급효과도 고려한다. 이번 기사에서 `사이언스`지는 새로운 `연구개발의 허브`로 떠오르는 아시아에 대한 막스플랑크재단의 각별한 관심과 글로벌화 노력에 주목하고, 한국의 창의적 연구에 대한 강한 추진 의지 그리고 젊고 우수한 인력과 풍부한 잠재역량을 높이 평가하였다.
지난 2007년 아태이론물리센터와 막스플랑크재단의 주니어리서치그룹 공동설립으로 시작된 협력이 3년 만에 포스텍과 막스플랑크재단간의 세계 최고 수준의 공동연구란 결실을 맺었다. 포스텍과 막스플랑크연구소는 이미 아토초과학 분야에서 `글로벌연구실`을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고, 복합소재분야에서는 성능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방사광가속기에 첨단 실험장치를 설치하여 긴밀한 공동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이 두 개 분야의 연구센터들이 각각 설립되면, 막스플랑크재단과 한국의 공동연구그룹들은 최고의 연구 환경에서 탁월한 연구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이 번에 `사이언스`지에 막스플랑크한국연구소의 유치 설립이 소개되는 것을 계기로 포항에 소재한 글로벌 지향 연구기관들의 국제적인 인지도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
그간 막스플랑크한국연구소의 유치, 추진 과정에서 드러난 독일과 한국의 연구자 지원 철학과 재정의 유연성의 간극을 좁히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다. 그러나 앞으로 새로 설립될 연구소의 독립성과 장기 재정 안정성을 어떤 체제로 보장해줄 수 있을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나가야 한다. 막스플랑크한국연구소가 성공적으로 포항에 정착하고, 여기서 나온 성과가 다시 `사이언스`지를 장식하게 하는 날이 조만간 오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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